2026. 4. 4. 21:23ㆍ포포농부
포포농부 일지 260404
35일째… 까만 눈을 뜨기까지의 기다림
오늘도 아침에 제일 먼저 한 일은
접목해 둔 포포나무를 보는 일이었습니다
이상하죠
커피보다 먼저 나무를 보게 되는 이 생활
이게 농부인가 싶다가도
그냥 기다리는 사람 같기도 합니다ㅠㅠ

35일
숫자로 보면 별거 아닌데
이게 하루하루 쌓이면 완전히 다른 시간이 됩니다
처음 접목할 때는
칼을 들고 단면을 맞추던 그 순간
“이건 된다”라는 이상한 확신이 있었거든요
근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확신이 조금씩 흔들립니다
딱 그거입니다
눈이 아직 안 뜬 상태
겉은 멀쩡한데
속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
오늘 보니까
접목 부위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수분도 유지되고 있고
형태도 무너지지 않았고
특히 이 부분
위쪽 절단면에서
주황빛 수액이 맺혀 있는 모습
이건 죽은 나무에서는 안 나옵니다
살아 있다는 신호입니다ㅠㅠ

근데 문제는
“눈”입니다
그 까만 눈
아직도 조용합니다
이게 제일 사람 미치게 하는 구간입니다
죽은 것도 아니고
살았다고 확신도 못 하는 상태
애매하게 버티는 시간
솔직히 말하면
지칩니다
기다리는 게 이렇게 힘든 건 줄
농사 시작하고 제대로 알았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거 그냥 실패한 거 아닌가”
“괜히 기대만 하고 있는 건가”ㅡ.ㅡ

근데 또
이상하게 손이 갑니다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합니다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까 싶어서
오늘은
옆에서 작은 변화 하나를 봤습니다
접목 부위 옆
살짝 튀어나온 조직
캘러스 형성 초기 느낌
이게 의미가 있냐고요
있습니다
엄청 큰 의미입니다
접목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붙느냐 안 붙느냐
그걸 결정하는 게
이 캘러스입니다ㅠㅠ

지금 상태는
완전히 실패도 아니고
확실한 성공도 아닌
딱 그 중간
그래서 더 힘든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기다리는 시간보다
확정되는 게 더 편합니다
죽었으면 죽었다
살았으면 살았다
딱 결론 나면 되는데
이건 계속 희망을 줍니다
아주 조금씩ㅎㅎ

그게 사람을 더 붙잡습니다
오늘 느낀 건 하나입니다
접목은 기술이 아니라
결국 “시간 싸움”입니다
칼질
맞춤
고정
이건 다 초반입니다
진짜는 그 다음입니다
버티는 시간
비도 맞고
온도도 흔들리고
습도도 변하고
그 모든 조건 속에서
붙을 놈은 붙고
안 붙을 놈은 떨어집니다ㅠㅠ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시간이 만듭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지금 제 상태 딱 이겁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게 제일 힘듭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이미 35일을 버텼거든요
여기서 포기하면
그동안의 시간까지 같이 무너집니다ㅠㅠ

그래서 오늘도
그냥 봅니다
말없이
혹시나
정말 혹시나
내일은
그 까만 눈이
조금이라도 부풀어 있을까
그 기대 하나로
또 하루를 넘깁니다
농사는 결국
희망을 먹고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치긴 했지만
아직은
놓지 않겠습니다ㅠㅠ

다음 기록에는
제발
“눈이 터졌다”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그날까지
기다립니다^0^

기다림에 자쳐서 마음이 흔들리나 봅니다
사진들이 촛점이 안 맞는군요 ㅎㅎ
https://jungmoo.tistory.com/38
자영업자 대출 거절 후 재승인 받는 방법 현실 가이드
오늘도 장사 마치고 매출 정리하다 보면이런 생각 드실 때 있으실 겁니다왜 나는 안 되고 옆 가게는 되는 걸까대출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같은 업종 같은 매출 비슷한 조건인데도누구는 승인 누
jungmoo.tistory.com
'포포농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풀과의 전쟁이 시작 되었네요 제초제 주는 시기와 시간 (0) | 2026.04.06 |
|---|---|
| 포포농부 일지 260402 포포나무 실생수에 와바시 대과종을 접목하던 날 (1) | 2026.04.03 |
| 포포농부 일지 260401 노지에 포포나무 할빈 2개 와바시 8개 접목 했어유 (0) | 2026.04.02 |
| 어설푼 농부의 씨감자 심던 날 260328 (0) | 2026.03.28 |
| 포포나무 거름 시비 시기와 방법 적정량 완전 정리 (0) | 2026.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