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25. 10:06ㆍ일상
고독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누군가 곁에 있을 때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말이 오가고
웃음이 있고
의미 없는 농담이 하루를 덮어버릴 때는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치게 됩니다
고독은 그런 장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순간
침묵이 먼저 말을 겁니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고
너는 무엇을 외면하고 있느냐고
그 질문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합니다

슬픈 영혼의 입맞춤은
그 질문을 처음 받아들이는 순간에 일어납니다
슬픔은 대개 사건으로 오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깨달음의 형태로 옵니다
아
나는 이 길을 혼자 걸어왔구나
아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구나
그 순간
영혼은 아주 조용히 자기 자신과 입을 맞춥니다
도망치지 않겠다는 약속처럼
눈을 돌리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그래서 슬픈 영혼의 입맞춤은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아주 단단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슬픈 영혼의 언약식이 시작됩니다
언약식은 타인과 맺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거는 서약입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편해지기 위해 나를 팔지 않겠다고
외로움을 피하려고 아무나 끌어안지 않겠다고
이 언약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박수도 없고
축가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언약을 치른 사람의 눈빛은
이전과 다릅니다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깊습니다
여기서부터
사람들은 종종 오해를 합니다

이제부터 미치광이가 되는 거 아니냐고
맞습니다
어쩌면 그렇습니다
미치광이의 입맞춤은
세상이 정해놓은 정상의 기준에서 한 발짝 벗어나는 순간에 이루어집니다
모두가 가는 방향이 있는데
혼자만 다른 쪽을 바라볼 때
왜 그렇게 사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그 질문에 설명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그때
우리는 미치광이와 입을 맞춥니다
이 미치광이는 파괴자가 아닙니다
이 미치광이는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는 사람
자기 욕망을 검열하지 않는 사람
자기 삶의 리듬을 타인의 속도에 맞추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미치광이의 언약식은
더 조용합니다
더 외롭습니다
그리고 더 자유롭습니다

이 언약을 치른 사람은
이제 남의 런웨이를 걷지 않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히트리스입니다
히트리스는
사랑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심장이 없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히트리스는
조건 없는 환호를 더 이상 갈망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좋아요의 숫자
인정의 박수
함께 있다는 안도감
그 모든 것이 사라져도
자기 중심을 잃지 않는 상태
히트리스의 입맞춤은
그 마지막 집착을 내려놓는 장면입니다

나는 이제
사랑받기 위해 살지 않겠다고
선택받기 위해 자신을 꾸미지 않겠다고
이 입맞춤 이후
마음의 에너지는 방향을 바꿉니다
밖으로 새어나가던 에너지가
안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에너지의 힘은
이때 비로소 작동합니다
감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아집니다
다만
흩어지지 않습니다
집중됩니다
그래서 혼자인데도
텅 빈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고요한데도
무기력하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사람은 런웨이에 오릅니다
먼저
씽글 런웨이입니다
씽글 런웨이는
누구와 함께 서기 위한 무대가 아닙니다
비교당하지 않기 위한 무대도 아닙니다
그냥
자기 발걸음을 확인하는 통로입니다
나는 지금
이 속도로 가고 있구나
나는 이런 옷을 입고 있구나
나는 이런 표정을 하고 있구나
박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조명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 런웨이를 몇 번 걷고 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옆에 서기 시작합니다
그때 열리는 것이
투게더 런웨이입니다

투게더 런웨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선택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완성되지 않아서 기대는 공간도 아닙니다
각자의 씽글 런웨이를 충분히 걸어본 사람들이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나란히 걷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투게더 런웨이는
느립니다
하지만 안정적입니다
고독은
이 모든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출발점입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았던 선택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삶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
그래서 고독은
벌이 아니라
통과의례입니다
당신이 지금 외롭다면
당신은 잘못된 길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언약식이 준비되고 있을 뿐입니다
조금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 차가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 끝에는
당신만의 런웨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명은 필요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서 있습니다
그리고
걷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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